과거 직장근처 체육센터에서 1년 반 정도 수영을 하다가 다쳐서 1년 가까이 쉬고 나서
5월부터 집 근처에서 한번 다시 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호평체육문화센터에 등록을 하고
지난 5/1일 저녁 성인수영 9-10시반에 갔습니다.
수영 자체를 오랫동안 쉬었고 이곳에서 강습은 처음이라 낯설고 어색함이 있을 것 같아서 다소 긴장스러운 마음으로 갔으며 쉬는 동안 가끔 공휴일 자유수영에서 자유형은 했지만 다른 영법은 전혀 하지 않아서 강사와 간단한 상담을 하고 레인 가운데 중급반에서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몸 풀기 자유형 6바퀴를 도는데 제가 출석부 적느라 맨 앞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맨 선두에서 출발을 하게 되었고 나름 구력이 아직 남아 있어서인지 레인의 다른 회원분들이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서 속도 조절도 좀 하면서 천천히 자유형 6바퀴를 마치고 회원분들한테 간단한 질문도 좀 하면서 이곳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근데 황당한 사건은 지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강사가 중급반 두 레인을 합쳐서 접영을 하라고 했고 접영이 사실 가장 자신없는 영법이고 오랫동안 쉬어서
다소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2번째 바퀴를 도는데 강사가 일부 회원들 다리를 잡고 발차기 타이밍을 맞춰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할 때도 마찬가지로 다리를 잡고는 접영을 해 보라고 해서 나름 할려고 하는데 다리를 붙자고 강습 받는 것은 오래전 초보시절에 해보고 워낙 오랜만이라 넘 불편해서 몇번 허우적 거리다가 다리를 땅에 세웠습니다.
그럼 강사가 회원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일단 뒤에 기다리는 회원들도 있으니 일단 가라고 보내주던가 아니면 이런 부분이 잘못되었으니 고치려고 노력하라고 친절히 알려주어야 하는데 그 험상궂은 얼굴에 인상까지 써 가면서 체육관에 있는 다른 회원들까지 다 쳐다 볼 정도로 큰소리로 '발차기 안 배웠어요? 발차기 해 보라구요 ~' 투명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마치 군대 고참이 후임병 나무라듯이..
그래서 넘 어색하다고 하니까 그럼 접영하지 말고 평형하라고 하면서 또 고압적인 말투로 소리를 치는 겁니다. 속으로 '뭐 이런 골때리는 강사××가 다 있지? 좀 외골수적이고 고집불통인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혼자 수영하면서 갔다가 다시 앞으로 와서 평형을 하라고 해서 평형으로 가는데 또 다시 다리를 잡고 평형을 하라고 해서 영 어색해서 몇번 허우적거리다가 다시 다리를 내렸더니 '평형 발차기 안 배웠어요? 발 차기 못해요?' 또다시 고압적인 말투로 체육관이 떠나가라 소리를 치는 겁니다.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강사한테 한마디 해 주려다가 첫 수업이고 강사 체면 봐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 이후에도 당일 처음 나온 저만 유독 자꾸 혼자 시키면서 무안을 주는 겁니다. 체육관에 있는 다른 회원들이 무슨 일 있나 쳐다 볼 정도로 소리를 치면서...
이는 달빛아래 절벽에서 한마리 성난 늑대가 '아우 ~~ 아우 ~~' 울부짖는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더 맘에 안 들었던 것은 수업내내 레인에 저 포함에서 2명 밖에 없는 남자 회원들에게만 유독 전국체전 준비하는 중학생 스파르타식으로 수업하듯이 소리치고 삿대질까지 하면서 접영하지 말고 평형하라면서 눈을 부릅뜨고 소리치면서 나중에 한다는 말이 '모르는 것 배우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닙니다. 나쁜 습관은 고쳐야 합니다.' 이러는데 물론 맞는 말이지만 조용히 차분하게 말하지 않고 엄청 큰 소리로 체육관이 다 울려라 소리치는 겁니다. 강사의 말은 제 눈에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잔머리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남자 회원은 이미 주눅이 들은 듯 강사 말에 고분고분 따르며 마치 초딩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참 기가 막혔습니다.
보통 중급반 레인이면 남자들도 꽤 있어야 하는데 이 레인은 남자는 거의 없고 아주머니들만 가득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강사가 이래서 남자들이 안 나오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여자 회원들이 말만 걸면 갑자기 부르고는 자세를 봐준다며 한바퀴 돌고 오라고 하고는
잘못된 버릇이 있다며 체육관 천정을 보면서 큰 소리로 소리를 치는 것이었습니다.
강사라면 자고로 처음 온 회원이 잘 적응하도록 이끌고 배려해 주어야 하는데
다른 회원들 앞에서 기를 죽이고는 앞으로 내 왕국에 들어왔으니 설치지 말고 조용히 말 잘 들으라고 하며,
자신의 암사자들 앞에서 포효하는 한마리 숫사자처럼 행동하는 겁니다. '어흥 어흥' 소리를 지르며...
다른 회원한테 저 강사 좀 이상하네요. 원래 저런가 물어봤더니 '수영은 열심히 가르치는 데 그런 면이 좀 있다고 생각을 했지만 오늘 좀 심한 것 같다' 고 그러는 겁니다. 오늘 남자 신입이 와서 분위기 좀 심하게 잡는 거네요. (무슨 군대도 아니고...)
일 마치고 저녁에 운동 좀 하자는 취지에서 찾은 수영장이 이렇게 불편한 곳이었나 싶기도 하고...
내가 사는 남양주의 행정이 이렇게 낙후되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어서 다소 서글펐습니다.
요즘 친절이 관공서의 기본 모토인데 사립체육관도 아니고 남양주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에서
이런 막가파식의 강습을 하는 강사가 제정신인가...
다른 사람같았으면 그런 강사는 해고해야 한다고 소리치는 사람도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배운 게 수영 밖에 없고 강사라도 해서 먹고 살려는 사람 가지고 그런 것을 논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한편 다르게 생각하면 오히려 이 강사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릴 적 성장과정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다소 모나고 삐뚤어진 성격이 형성되었고
선수생활 중 코치로부터 받았던 강압적인 훈련방식에 길들여져 지금 생활체육 강사생활을 하면서
그 기억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우리네 이웃이 아닌 가 생각됩니다.
강사를 탓 할 것이 아니라 그를 그렇게 만든 환경이 더 나쁜 것이 아니겠는 가...
어쩜 그 강사는 주변에서 보살피고 돌봐주어야 할 한마리 고독한 고슴도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담에 가서 또 그러면 혼을 좀 내주려고 했는데
담주부터 갑작스런 파견근무를 가게되어서 운동을 못하게 된 관계로 할 수 없이
(사실 두번 다시 그 노티나는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네요)
또 다른 제 3의 피해자가 생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제가 강사의 행동을 오해한 것이라고 해도 그 강사는 추후에 이런 오해가 없도록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회원한테 나쁜 수영습관 고치라고 말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수업태도부터 고치고 기본적인 마인드와 인성을 길려야 할 것이며
무슨 빽이 좋아서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무언가 달라지고 개선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사실 별로 기대는 하지 않지만...)
" I'll be back"